어른이 되고 나서 애니메이션을 보며 울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겨울왕국 2」는 아이들을 위한 영화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제가 보면서 가장 많이 멈칫했던 건 엘사의 이야기가 아니라 저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장면들이었습니다. 변화 앞에서 머뭇거렸던 기억이 화면 속에서 그대로 재현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자기 발견 — 목소리를 따라가야 비로소 보이는 것「겨울왕국 2」에서 엘사에게 들려오는 신비한 부름의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저는 그 장면이 단순한 판타지 장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진행될수록 그 목소리가 사실은 엘사 내면의 자아(Inner Self), 즉 아직 자기 자신도 인식하지 못한 진짜 정체성을 향한 신호였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쉽게 말해, 이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소리로 형상화된..
솔직히 저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처음 봤을 때 타노스를 어떻게 이기는지보다, 끝나고 나서 밀려온 그 이상한 허전함이 더 오래 남았습니다. 10년간 쌓아온 MCU의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자리였는데, 막상 극장을 나서니 승리의 짜릿함보다 '이제 진짜 끝이구나'라는 감각이 먼저였습니다. 이 글은 엔드게임의 시간 여행 설정부터 캐릭터들의 퇴장, 그리고 MCU가 앞으로 가려는 방향까지, 제가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정리한 기록입니다.시간 여행, 설정은 복잡해도 감정은 단순했다영화 초반, 어벤져스는 타노스의 은신처를 급습해 인피니티 건틀릿을 손에 넣습니다. 그런데 타노스는 이미 인피니티 스톤을 모두 파괴한 상태였습니다. 여기서 저는 꽤 오랫동안 멍하게 있었습니다. 이 장면은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가지만, 사실 이 ..
가족에게 하지 못한 말이 있다면,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생각이 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신과함께」는 죽은 자가 저승에서 49일간 일곱 가지 재판을 받는 판타지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저는 다 보고 나서 이게 죽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살아있는 동안 서로에게 얼마나 솔직했는지를 묻는 영화였습니다. 죄목: 저승 재판에서 다뤄진 죄는 무엇이었나영화 속 저승 재판의 첫 번째 관문은 '간접 살인'이었습니다. 김자홍은 불길 속에서 동료 소방관을 구하려다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고, 이것이 기소 사유가 됩니다.여기서 등장하는 법률 개념이 미필적 고의(dolus eventualis)입니다. 미필적 고의란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결과를 용인한 채 행동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직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