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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 (관상학, 선택의 운명, 권력의 욕망)

솔직히 저는 「관상」을 보기 전까지 관상학을 그냥 점집 문화 정도로 가볍게 여겼습니다. 사람 얼굴을 보고 운명을 읽는다는 것 자체가 비과학적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제가 틀렸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영화는 관상이 맞냐 틀리냐를 따지는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사람을 어떻게 읽고, 어떤 선택을 내리느냐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관상학으로 사람을 읽는다는 것의 실체영화 속 내경은 관상학(觀相學)의 달인으로 등장합니다. 여기서 관상학이란 얼굴의 생김새, 눈빛, 골격, 피부색 등을 통해 그 사람의 성격과 운명을 파악하는 동양의 전통적인 인상 분석 체계를 말합니다. 단순히 인상이 좋고 나쁨을 보는 것이 아니라, 눈꺼풀의 두께, 콧날의 방향, 이마의 너비까지 세밀하게 해석하는 체..

카테고리 없음 2026. 9. 10. 09:27
인사이드 아웃 2 (감정 설계, 불안등장, 자아형성)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머릿속에서 수백 번 돌려보다가 정작 시작도 못 해본 경험, 저도 있습니다. 「인사이드 아웃 2」는 그 감각을 라일리라는 열세 살 아이를 통해 아주 정직하게 보여줍니다. 1편만큼 완벽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보고 나서 한참을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불안이라는 감정이 왜 생겨났는지, 그리고 그게 나를 얼마나 잠식할 수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1편이 남긴 것: 슬픔의 반전과 감정 설계솔직히 1편을 처음 봤을 때 슬픔이(Sadness)라는 캐릭터가 이렇게까지 중요한 역할을 할 줄은 몰랐습니다. 저는 슬픔이를 그냥 방해꾼쯤으로 봤는데, 영화가 끝날 무렵엔 완전히 생각이 바뀌어 있었습니다.1편의 핵심은 '핵심 기억(Core Memory)'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합니다. ..

카테고리 없음 2026. 9. 9. 16:26
승부(응창기배, 조훈현·이창호, 바둑 철학)

결과에만 눈이 팔려 과정을 흘려보낸 시절이 있었습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주변과 비교하며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불안해지던 그 시절, 영화 「승부」를 보면서 그때 기억이 불쑥 올라왔습니다. 조훈현 9단과 이창호의 이야기는 단순한 스포츠 성공담이 아니었습니다. 이기는 것보다 어떤 자세로 판 앞에 앉느냐를 묻는 영화였습니다.응창기배와 조훈현: 세계 최초 프로 기전이 남긴 기록1988년, 조훈현 9단은 국내 바둑계에서 사실상 적수가 없는 존재였습니다. 그런 그가 응창기배 결승전에서 중국의 섭위평 9단과 맞붙어 2승 2패 끝에 최종국을 치르게 됩니다.응창기배(應昌期杯)는 세계 최초의 프로 기사 세계 선수권 대회입니다. 여기서 '프로 기전'이란 아마추어 동호인이 아닌 프로 자격을 획득한 기사들만 참가할 수 있는 공식..

카테고리 없음 2026. 9. 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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