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게 하지 못한 말이 있다면,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생각이 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신과함께」는 죽은 자가 저승에서 49일간 일곱 가지 재판을 받는 판타지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저는 다 보고 나서 이게 죽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살아있는 동안 서로에게 얼마나 솔직했는지를 묻는 영화였습니다. 죄목: 저승 재판에서 다뤄진 죄는 무엇이었나영화 속 저승 재판의 첫 번째 관문은 '간접 살인'이었습니다. 김자홍은 불길 속에서 동료 소방관을 구하려다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고, 이것이 기소 사유가 됩니다.여기서 등장하는 법률 개념이 미필적 고의(dolus eventualis)입니다. 미필적 고의란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결과를 용인한 채 행동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직접 ..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제가 느낀 감정이 슬픔이 아니라 미안함에 가까웠거든요. 1,400만 명이 극장을 찾은 영화 은 단순한 흥행작이 아닙니다. 한 세대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묻는 영화였고, 저는 그 질문 앞에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비하인드로 다시 보는 국제시장의 무게제가 처음 을 봤을 때는 그냥 잘 만든 드라마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제작 과정을 하나씩 들여다보고 나서 영화를 다시 틀었더니, 화면 하나하나가 다르게 보이더군요.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오프닝 장면입니다. 꽃분이네 간판 주변을 날아다니는 나비 한 마리. 그냥 분위기용 연출인 줄 알았는데, 감독은 이 나비를 덕수의 아버지로 설정했습니다. 아들이 어디 있나 시장을 돌아다니다가 노부부에게 도착한 것이고..
70mm 아이맥스 필름으로 6개국 91일 촬영. 640km 분량의 필름이 소비되었다는 숫자를 처음 들었을 때, 저는 그냥 '규모가 크구나'로 넘기려 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질 못했습니다. 오디세우스가 겪은 20년의 무게가 그 숫자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연출 분석 - 이 장면들, 어떻게 만들었을까요?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이번에 택한 원작은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입니다. '인셉션', '인터스텔라', '테넷', '오펜하이머'를 거쳐 이번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고대 이야기를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제가 가장 먼저 감탄한 건 스토리보다 '어떻게 찍었냐'는 부분이었습니다.트로이 목마 장면부터 예사롭지 않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히어로가 강해지는 이야기가 결국 '더 많이 참는 것'에 대한 이야기인지 몰랐습니다. 스파이더맨: 브랜드뉴데이는 노 웨이 홈 이후 4년간 혼자서 뉴욕을 지켜온 피터 파커가, 인간과 거미 사이에서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담은 영화입니다. 저도 비슷한 시절이 있어서인지, 보는 내내 마음 한쪽이 계속 불편했습니다. 고립과 거미화: 혼자 버티면 사람이 달라진다영화 속 피터 파커는 노 웨이 홈 사건 이후 4년 동안 MJ, 네드, 메이 숙모, 토니, 스티븐 등 모든 관계가 완전히 단절된 채 살아갑니다. 그 기간 동안 그는 뉴욕시 범죄율을 80% 이상 감소시켰다는 수치가 나올 정도로 일에만 몰두합니다. 저도 마음이 복잡하거나 힘든 일이 생기면 다른 것에 몰두해서 그 감정을 ..
아무리 잘 준비해도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계획이 무너진 경험, 한 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저도 그런 순간이 있었는데, 영화 를 보면서 그 감각이 묘하게 다시 올라왔습니다. 조선의 왕 단종이 폐위되는 과정을 따라가는 이 영화는, 단순한 역사 재현이 아니라 "누가 역적이고 누가 충신인가"라는 질문을 정면으로 던집니다. 킹메이커 한명회, 기록을 근거로 다시 그린 인물1452년, 어린 단종 이홍위가 왕위에 오릅니다. 그리고 이듬해 숙부 수양대군이 계유정난(癸酉靖難)을 일으켜 왕위를 빼앗습니다. 여기서 계유정난이란 1453년 수양대군이 반대 세력을 제거하고 권력을 장악한 정변으로, 적통 왕을 몰아낸 쿠데타에 해당합니다. 이 정변의 핵심 설계자가 바로 한명회입니다.배우 유지태가 연기한 한명회는 기존 사..
솔직히 저는 영화 「명량」을 처음 볼 때 그냥 스펙터클한 전쟁 영화로만 봤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로 다시 보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12척 대 330척이라는 숫자보다, 그 숫자 앞에서 어떤 선택을 했는지가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제가 일이 잘 안 풀릴 때마다 너무 빨리 포기했던 것 같다는 생각도 함께했다.칠천량 패배, 그리고 남은 12척1597년, 정유재란(丁酉再亂)이 시작됩니다. 정유재란이란 임진왜란 이후 일시 중단됐던 왜군이 명나라와의 휴전 협상이 결렬되면서 다시 한반도를 침략한 2차 전쟁을 말합니다. 이번에 왜군이 특히 신경 쓴 것은 단 하나였습니다. 바로 이순신이 없는 바다를 노리는 것이었습니다.그 결과가 칠천량 해전(漆川梁 海戰)입니다. 칠천량 해전이란 원균이 지휘한 조선 수군이 왜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