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도 처음엔 퀸의 노래를 그냥 "유명한 옛날 노래" 정도로만 들었습니다. 그런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고 난 뒤 집에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이 퀸 플레이리스트를 켜는 것이었습니다. 영화의 완성도와 별개로, 음악 자체가 다시 살아났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영화가 왜 그런 힘을 가졌는지, 그리고 왜 동시에 아쉬운지를 제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밴드 음악이라는 형식, 그 특별한 매력제가 퀸의 노래를 처음 제대로 들은 건 이어폰을 끼고 「Bohemian Rhapsody」 한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들었을 때였습니다. 그전까지는 배경음악처럼 흘려듣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날은 달랐습니다. 브라이언 메이의 기타, 존 디콘의 베이스, 로저 테일러의 드럼이 각자 제 역할을 하면서도 프레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2019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처음 극장에서 봤을 때는 솔직히 지하실이 등장하는 순간부터 손에 땀을 쥐었고, 마지막 장면이 끝나고도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다시 그 장면들을 떠올리니,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충격적인 결말이 아니라 가족들이 좁은 반지하에서 함께 밥을 먹던 초반의 평범한 장면이었습니다.수직 구조가 보여주는 계층의 언어일반적으로 영화에서 공간은 그냥 배경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기생충」을 보면서 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높이'는 그 자체로 계층을 말하는 언어입니다.기택 가족이 사는 반지하는 세상과 소통하려면 변기 앞에 쪼그려 앉아야 겨우 와이파이가 잡히는 공간입니다. 박 사장 집에서 돌아올 때..
「토이 스토리 5」에는 전통적인 빌런이 없습니다. 시드도, 랏소도, 스팅키 피트도 아닌, 아이 손바닥만 한 스마트 태블릿 '릴리패드'가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처음 이 설정을 접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장난감 영화에서 악당 없이 긴장감을 만들 수 있을까, 싶었는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는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빌런 부재: 릴리패드가 악당이 아닌 이유「토이 스토리」 시리즈는 편마다 명확한 악의를 가진 존재를 내세웠습니다. 1편의 시드는 장난감을 파괴했고, 3편의 랏소는 배신과 집착의 화신이었습니다. 그래서 5편 예고편을 보며 릴리패드가 어떤 방식으로 장난감들을 위협할지 자연스럽게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달랐습니다.릴리패드는 악의가 없습니다. 오히려 보니를 진심으로 돕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